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족은 언어, 문신, 춤, 노래뿐 아니라 복식에서도 독자적인 전통문화를 간직해 왔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의복인 호노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자연과 공동체, 신념을 잇는 상징적 매개체로 기능해 왔습니다. 한 벌의 호노에는 마오리족의 정신세계, 자연과의 공존, 조상에 대한 존경심이 담겨 있으며, 오늘날까지 의례와 축제 속에서 중요한 정체성의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뉴질랜드 전통 의복 호노> 특징과 발전 과정
먼저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전통 의복인 호노만의 특징을 알아보겠습니다. 수작업으로 엮은 전통 섬유: 호노는 보통 ‘하라케케(뉴질랜드 삼)’라는 식물을 가공한 섬유로 만들어지며, 손으로 짜는 방식이 전통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옷감이 아닌, 자연과 시간을 엮어낸 결실입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대표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문양과 장식의 의미이며 복식 표면에는 가족의 계보나 부족의 상징, 자연의 요소(예: 바다의 물결, 산의 능선)를 표현한 문양이 더해지며, 각기 다른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두 번째로 카훌라와 호노의 구분이며 ‘카훌라’는 새 깃털을 장식한 고위층 복식이고, ‘호노’는 실용성과 상징성이 결합된 의례용 망토로 쓰였습니다. 호노는 남녀 모두 착용 가능하며, 주로 중요한 모임이나 장례식, 족장의 연설 등에서 착용되었습니다. 세 번째로 장인의 손길과 공동체 참여이며 전통적으로 호노는 가족 혹은 부족 내 여성들이 협력하여 제작하며, 이는 단순한 노동이 아닌 공동체의 정신적 유대와 문화 계승의 과정으로 여겨졌습니다. 다음은 호노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마오리족의 전통 복식인 호노는 19세기 유럽 식민 지배가 본격화되면서, 서구식 의복에 밀려 점차 주변화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마오리 복장이 ‘문명화되지 않은 모습’으로 간주되어 착용이 억제되거나 경시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마오리 문화의 부흥 운동이 확산되면서, 호노는 단순한 복식을 넘어 공동체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회복하는 중요한 상징으로 다시 떠오르게 됩니다. 이후 현대 디자이너들은 이 전통 의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전통 섬유와 문양을 현대 패턴에 접목시키며 패션과 문화유산의 경계를 넓히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호노를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했고, 세계적으로도 원주민 정체성을 드러내는 독창적인 패션 요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체험관
마오리족의 호노는 단순한 복장이 아니라, 공동체의 유산과 영성을 상징하는 정체성의 옷입니다. 이 망토를 입는 순간, 착용자는 자연과 조상의 연결, 부족의 가치를 온몸으로 느끼는 의식적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전통섬유의 질감과 문양이 그 자체로 이야기이기에, 호노 체험은 문화적 이해의 깊이를 보다 직접적으로 확장시켜 줍니다.
1. 테 파파 통가레와 박물관 체험
위치: 웰링턴, 케이블 스트리트 55
이 국립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큰 마오리 호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부 작품 착용과 시연이 가능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관람에 머물지 않고, 방문자가 마오리 복식의 상징성과 철학을 다층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구성된 학습형 체험 공간입니다. 또한, 호노가 단순한 전시품이 아닌 정체성과 영성의 유산으로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구조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교육 세션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자는 마오리 의복이 공동체 내부에서 갖는 역할과 의미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습니다.
2. 로토루아 마오리 예술 공예 연구소 ‘테 푸이아’
위치: 뉴질랜드 로토루아시 티히오통가 지역 헤모 로드
이곳은 장인의 손길 아래 호노를 짜고 보존하는 전통 예술학교로, 방문객은 직접 자연섬유를 다루는 기술적 과정을 일부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징은 전통 직조 기술의 전승 현장을 직접 접할 수 있는 드문 장소로, 장인들의 손끝을 통해 호노의 제작 과정과 노동의 가치가 실감 나는 방식으로 전달됩니다. 또한, 이 공간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기술 보존과 문화 지속 가능성에 대한 현장 교육의 역할을 수행하며, 방문자는 직물 한 줄기에도 녹아 있는 공동체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각 문양이 가진 내러티브와 상징을 구조적으로 파악하게 함으로써, 예술과 민속이 만나는 접점에서의 정체성 체득이 가능합니다.
3. 오클랜드 마오리 문화 체험 투어
위치: 오클랜드 시내 CBD 출발 투어
가이드가 이끄는 전통 마을 방문 투어에서는 호노 착용과 함께 피의례 방식에 준하는 환영 의식(홍기) 등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투어는 체험자와 지역 공동체 간 관계 중심의 교류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단순한 복식 체험을 넘는 문화적 접촉을 유도합니다. 참여자는 의복을 입는 행위를 통해, 마오리족의 공동체 규범과 환대의 전통이 어떻게 실천되는지를 체감하게 되며, 이는 외부인에게도 배움의 장이 됩니다. 이 프로그램은 관광과 전통 간의 간극을 좁혀주는 문화 다리 역할을 하며, 호노가 단절이 아닌 연속의 상징이라는 점을 생생히 전합니다.
결론
마오리족의 전통 의복 호노는 단순한 복식을 넘어 정체성과 공동체의 기억을 담은 문화 자산으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과거 식민주의로 인해 그 존재가 위협받기도 했지만, 문화 회복 운동과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다시금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오늘날 호노는 장인 정신을 계승하는 직조 예술로서의 의미는 물론, 공동체적 연대와 환대의 상징으로서 기능합니다. 대표적인 체험 공간들 역시 이러한 복식의 철학을 단순한 착용 체험을 넘어서 역사적 이해, 기술적 전승, 문화적 교류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노는 여전히 살아 있는 문화로서 현재를 관통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결국 호노를 경험하는 행위는 단지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마오리 세계관의 한 조각을 직접 마주하는 과정이며, 이는 뉴질랜드 원주민 문화에 대한 더 깊은 존중과 이해로 이어지는 중요한 관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